By 518seoul on June 04, 2008
백일장 부문 심사소감
본선 심사위원 정희성 (시인, 한국작가회의 고문)
올해는 5․18 민중항쟁이 일어난 지 28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제 초등학생이 된 어린 학생에서부터 십칠팔세 되는 고등학교 학생들의 글을 대하면서 민중항쟁은 퇴색퇴지 않고 끊임 없이 새롭게 인식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 어린 학생들이 태어나기 십년 이십년 전의 일이니 글에 나타난 오월 광주의 기억은 체험적 진실이 아니라 학습된 것임이 분명하다. 교과서, 다큐멘터리, 기록사진, 민주화운동 관련서적, 영화에서부터 가족들의 체험담, 선생님들의 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전수되는 ‘그날’의 기억은 단지 기억으로 끝나서는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곰곰 되물어야 한다. 사실에 대한 소상한 기억과 형상화 능력은 그러나 별개의 문제이다. 이런 글을 심사하면서 종종 느끼는 갈등이 있다. 표현력이 미숙하지만 오월 광주의 의의를 잘 이해한 교훈 적인 내용을 택할 것인가 진정성이야 어떻든 형상력이 뛰어난 글을 뽑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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