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안내 참고글입니다 - '눈'

** 1980년 5.18당시, 시민군으로 참여하셨으며 
본 회 회원이신 이 연 선생님께서‘시민의 눈’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보내오셨습니다.

 

5ㆍ18기념 청소년대회에 
작품을 응모하려는 여러분의 생각을 열어가는 데 도움이 되기 바라며
이 연 선생님의 글에 이미지를 더하여(본회 편집) 소개합니다.
 

 

시민의 눈

 

민주주의 사회를 이루기 위해, 보다 성숙한 민주 사회로 나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시민의 ‘눈’입니다. 

 

먼저 ‘직시하는 눈’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민주사회의 시민들은 눈을 부릅뜨고 정부와 기업의 불의와 불법을 감시하고, 권력의 오만과 배신을 지켜봐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이젠 민주주의보다 경제다”라는 말에 잠시 어리둥절한 사이, 민주적 가치와 절차들이 유린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핵 피폭국으로서 누구보다 핵에 민감한 일본 시민들의 방심이,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에 대한 감시의 소홀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키운 게 아니었나 생각이 됩니다.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라는 윤동주 시인의 말처럼, 순간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 게 진실을 ‘직시하는 눈’입니다.

 
 

‘진실을 보는 눈’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뿐.” 신동엽 시인의 시입니다.

 

우리는 진실을 봤다고 하지만, 사실은 헛 것을 진실로 착각하는 일이 많지요. 

 

자신은 하늘을 봤다고 믿지만, 사실 먹구름이라는 것이죠. 

 

“쇠 항아리 속에서 그걸 세계로 알고 그 덮개를 하늘로 알고” 살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5.18 이전에 미국은 정의, 자유와 민주의 상징처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5.18 당시 미국의 역할이 밝혀진 후 우리는 먹구름을 하늘로 알고 살아왔다는 걸 깨달은 거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꿰뚫어 보는, ‘통찰의 눈’도 있습니다.

 

정치인이나 기업인에게서 숱하게 볼 수 있는 거짓 구호와 책임 회피, 변명, 언론의 왜곡보도, 학자들의 곡학아세 등은 늘 화려한 수사와 그럴듯한 논리, 이론으로 치장돼 있습니다. 비록 그들의 가슴에 거짓말 탐지기로 들이대지는 못하지만, 실상을 읽어낼 수 있는 눈이 있어야겠지요.

 

참과 거짓을 가려내는 눈, 
중심이 되는 것과 부차적인 것을 구별해내는 눈, 
흐름과 변화를 읽어내는 눈,
즉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으로서의 눈도 필요할 것입니다.

 

 

 

‘이해와 나눔의 눈’도 있습니다. 

 

어려운 이웃,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을 향하는 우리의 눈길, 그들을 외면하지 않는 눈길이 바로 그것입니다. 
 

 

추위에 떨고 있는, 배고픔에 허덕이는, 강자의 폭력에 억압받는 이웃의 아픔과 처지를 이해하고 나누려는 따뜻한 눈길은 공동체적 연대로 가는 출발점입니다.

 

 

 

민주적 ‘시민의 눈’을 위협하는 눈도 있습니다.

 

흔히 ‘빅브라더’라고 하는 ‘감시의 눈’입니다. 

 

과거 독재 권력 하에서 민주인사들을 대상으로 행해지던 정보기관의 직접 감시, 검열, 전화 도청, 이메일 검사 등이 이제는 기업에서는 전 직원들의, 사회에서는 시민전체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이른바 원형감옥(파놉티콘)처럼 변화하고 있습니다. 호시탐탐 ‘감시의 눈’이 자리를 잡은 후의 사회는 조지오웰의 소설 ‘1984년’과 같이 끔찍한 것입니다.

 

 

 

민주적 ‘시민의 눈’을 어지럽히는 눈도 있습니다.

 

현실을 애써 외면하는 눈, 진실을 왜곡하는 눈이 바로 그것입니다.

 

 

1980년 당시, 5.18의 진실을 왜곡하던 언론과 어용학자들의 눈이 바로 대표적인 예입니다. 

 

여기에서 ‘관점으로서의 눈’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대규모 해고와 정규직의 비정규직화를 바라보는 관점의 경우, 경영자는 경영합리화와 구조조정이라는 미명으로 이 일을 주도하고, 기업 혁신가라는 찬양과 거액의 연봉을 보상받습니다. 하지만 해고당한 사람들, 비정규직으로 내몰린 다수의 약자들의 눈에는 이런 혁신이 경영자와 소수의 대주주만을 위한 야만으로만 보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언론과 학자가 특정 관점, 즉 경영자의 관점만을 홍보한다면 ‘시민의 눈’을 혼란케 합니다.

 

 

절대적으로 타당한 단 하나의 관점은 없겠지만,

 

소수의 이익을 위해 다수를 위협하는 관점,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관점, 미래를 좀 먹는 관점보다는, 더불어 사는 사회, 민주적 절차와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 보다 나은 미래를 지향하는 관점을 찾아야겠지요.

 

 

 

아래의 사진은

 

1980년 5월 항쟁 당시, 
눈도 감지 못한 채 돌아가신 어느 5.18시민군의 눈을...
감겨주고 있는 시민의 모습을 담은 사진입니다.

 

 

차디찬 주검이 되어 돌아가신 분의 눈...
이 참혹한 주검을 수습하고 있는 시민의 눈...
이 사진을 찍으신 분의 눈....

 

그리고 
31년이 지난 지금, 이 사진을 보는 여러분의 눈. 

볼수록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 사진을 보며...
우리가 꿈꾸고 바라는 세상의 ‘눈’을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추모글 모음

5・18 추모의 글

순서 성명 추모의 글
21 김해 *
5월~!
장교로 근무하던 2기갑의 탱크가 서울시청 앞에 주둔했다.
세월이 꽤 흘렀지만, 그 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 뭐라 할 말이 없다.
광주시민은 폭도로, 김대중 전대통령에게는 사형을, 그리고 그 이후 살아오면서 주변의 광주 비하 발언을 수없이 들으며 살아왔다.
SNS에도 '홍어족'이니, '빨갱이'니무분별한 비난 글에도 가슴을 움켜쥐며 살아왔다.

5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한 분들도 있다.

60대 중반의 나이에,
이제 나 또한 살아오면서 가슴에 묻어둔 아픔과 미움을 지우려 한다.

사랑합니다! '광주'~♡
사랑합니다! '대한민국'~♡
20 문수 *
코로나19 참사를 대한민국 온국민이 함께 희생과 마음을 모아 이겨내고 있는 지금. 민주와 정의를 외치는 우리 시민에게 총을 드리댄다는 것이. 죽음으로 몰아 간다는 것이 있을 수 있다는 말입니까? 진실은 밝혀져 있습니다. 반드시 그 죄인의 처벌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19 김석 * 그날의 함성을 잊지않고 앞으로도 민주정신이 계속 발전하도록 하겠습니다.
민주화에 힘쓴 모든 사람들에게 명복을 빕니다.
18 유인 * 5.18 정신을 잊지않고 가슴에 다시한번 되새깁니다
책임자를 꼭 처벌되기를.....
17 최권 * 중학교2학년 어린시절 눈앞에서 스러져간 형님 누님들 모든 희생자 여러분들을 추모합니다.
평생 간직하며 살아갈겁니다.
16 조승 * 어느덧 5.18 항쟁이 4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숭고하신 선열들의 희생으로 지금 이 나라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15 조남 *
대학생 때 518을 알게 된 그날 이후로 매년 5월이 되면 광주 정신을 되새기게 됩니다. 불의에 저항하고 약자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내 옆사람과 함께 하는 광주 정신을 늘 잊지 않겠습니다.
14 이미 * 87년도 민주화운동에 이어 2016년 탄핵촛불에까지 이어져온 5.18 정신을 새기며 살겠습니다.
13 최영 * 어느덧 40주년을 맞았습니다. 먼저 가신 동지들의 높은 뜻을 새기며 부끄럽지 않게 살겠습니다.
12 김명 * 40년.
삶의 방향이 바뀌어진 항쟁. 먼저 가신 동지님들의 뜻을 가슴에 새깁니다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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